지난 3월 충북지역 대표 향토기업인 충북소주가 롯데주류에 인수되면서 지역 사회에는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도내 유일한 향토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민들과 희노애락을 같이 해왔던 충북소주가 매각된다는 소식은 도민에게 이제 ‘우리지역 향토 소주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생각들에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롯데주류에서 충북소주를 인수한 후 전직원 고용승계와 이전보다 더욱 활발해진 지역사회공헌활동, 변함없는 생산라인 등은 이전의 우려들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그 중심에 조성호 신임 충북소주 대표가 서 있다. 그는 지난 1998년 과거 ㈜두산주류BG 시절 충청권본부장과 롯데주류 영남권 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한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1문 1답.

-충북소주 인수 후 논란이 많았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모든 인수매각 협상과정이 그렇듯 인수 전부터 두 회사 간 협상은 비밀리에 진행이 됐다. 하지만 양사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도 전에 언론매체를 통한 인수과정이 공개되면서 각종 억측이 난무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소주의 한정된 영업망으로 인한 지역적 한계성을 도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인수합병 이유를 설득시킬 시간적 여력이 되지 못한 부분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기업의 인수로 ‘자도주’로서의 입지가 약해지지 않았느냐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데

“자도주라함은 한 지역 내에서 점유율이 50%이상인 지역향토소주를 일컫는다. 그러나 사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충북소주의 점유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단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마실만한 가치가 있는 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각종 지역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 갈 생각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롯데주류 인수와는 상관없이 충북소주는 충북의 브랜드라는 점이다.”

-지역사회공헌활동 계획은

“기존 충북소주가 실시해왔던 116회 가량의 공헌사업을 올해 120회 이상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각 시군구별로 지역소외계층을 위한 지원활동에 더욱 전념하고, 지역에서 치러지는 대규모 행사 등에 대한 지원도 물심양면으로 도울 생각이다. 실제로 올해 청주시와 직지를 홍보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 중에 있다.”

-공장 증설과 고용창출 등 향후 사업확충 계획은

“현재 공장은 시설이 너무 노후화됐고 본사기준과도 맞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본사 기준에 걸맞는 현대식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공장을 증설 중에 있다. 오는 2014년 초가 되면 준공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공장이 증설될 경우 현재 생산량의 3~4배정도를 더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장 증설에 소요되는 비용도 일체 본사의 지원은 없으며 충북소주 자체 예산을 통해 집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부당내부지원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본사를 통한 지원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장이 증설되면 250여 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기채용이 없었지만 본사 측에서 충북권 지역 대학을 졸업한 취업자를 우선 채용하는 정기공채가 이뤄지면서 올 가을쯤이면 충북소주 정기공채 1기가 들어올 예정에 있다. 또 이들에 대한 후생복지 등도 모두 본사 수준의 처우를 받게 될 것이다.”

-충북을 거점영업망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전국적인 유통판매망을 갖춘 롯데주류로서는 충분히 지리교통적 측면에서 충북소주를 생산과 유통의 전초기지로 사용할 수있다. 지역시장에 국한돼있는 충북소주로서는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